나는 왜 디자인을 하는가?
나와 친한 동생이 있다. 이 친구와 나는 때때로(혹은 자주) 함께 자전거를 타곤한다.
덕분에 중간중간 편의점에서 맥주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곤 하면서 짧고 긴이야기를 나눈다.
최근 복잡하고 어려운 일들이 많아 이 친구에게 푸념을 늘어놓는 회수가 많아졌다.
그때마다 항상 진지하게 걱정해주고 고민을 함께 나눠준다. 그래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내가 지금 왜 디자인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제 던진 푸념이다. 자전거를 타다 거른 저녁대신 빵과 우유를 먹으며 그냥 아무이유 없이 던진 푸념이었다.
정말 디자인을 하기 싫어서 던진 것이 아닌 위로 받고 싶기 때문에 던진 말이다.
이 친구는 오늘도 아무이유없이 내 푸념을 잘 받는다. 짜증날 법도 할텐데 말이다.
다시 내게 말을 건넨다.

"왜 형이 디자인을 하고 있는 줄 알아요?"

뭐지? 한번도 이런 질문에 대답해 준 사람은 없었다
뭔가 큰 해답을 줄 것같은 질문에 오히려 당황했지만, 나도 다시 되묻는다.

"왜? 너는 내가 왜 디자인을 하고 있는 줄 알고 있어?"
"네, 저는 알아요!"
"내가 왜 디자인을 하는데??(궁금하다. 정말이다)"
"만약 옆에서 누가 작업을 하고 있는데, 디자인을 잘 못하거나
타이포그래피가 엉망이면 짜증나죠? 막, 고쳐주고싶죠?"
"응!"
"형이 그래서 디자인을 하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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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푸하하하~~~"

한참을 웃었다. 맞다. 정답이다!


디자인 뿐만 아니라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그 이유를 꼭 그럴듯한 이유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우리의 선택이 큰 틀에서 이루어 져야만 가치있는 것처럼 느낄필요도 또 그렇게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걸 이때 문뜩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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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irae | 2009/06/23 16:01 | 디자인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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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griong at 2009/06/23 20:57
정답이네^^
Commented by euirae at 2009/06/24 11:54
!!~
Commented by pmoon at 2009/06/24 09:13
우연히 타이포그래피 검색으로 타고 들어왔다 가끔 살짝 보고 가는 곳이었는데
오늘은 덧글을 달게 되네요^^

저도 왜 디쟈인을 할까 하면 뭔가 큰틀을 만들어야할 거 같았는데...

꼭 이유를 찾지 않아도 될거같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고마운 마음에 글 남기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Commented by euirae at 2009/06/24 11:56
저도 pmoon님 처럼 그런 강박관념이 있었던듯합니다.

이 대화가 그렇게 진지한 대화가 아니었음에도

개인적으로는 큰 깨달음을 얻은 대화였습니다.

감사는 그 친구에게 해야 할 듯 하군요.^^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Misty_Rain at 2009/06/25 15:28
안녕하세요^^
타이포그래피 자료검색하다가 들렀다 갑니다^^
Commented by euirae at 2009/06/26 15:49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bueno at 2009/06/25 16:58
의래씨 안녕하세요~ 오랫만에 댓글 남기네요.ㅎㅎ
이 포스팅을 보고 급감동을 받아서 ~ 하하
Commented by euirae at 2009/06/26 15:50
잘지내고 있어요?
감사~^^
Commented by 혜진 at 2009/06/25 17:13
아. 공감했어요. 하지만 디자이너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마음이
참 아파요. : )
Commented by euirae at 2009/06/26 15:51
왜 디자이너가 될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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