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공구를 들고 열심히 무엇인가를 고친다.
손에는 기름때가 묻고, 얼굴에는 땀이 흐른다. 종종 TV에서 보아오던 모습이다. 자전거의 정비가 시작되었다. 보통 자전거는 구입 직후 이상징후가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없다. 100km 정도 주행후 슬슬 문제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어떤 자전거나 마찬가지다. 자전거의 문제가 아닌 하나의 도구가 주인에게 길이 들어가는 과정이다. 주인의 무게, 주행 스타일, 자주 다니는 라이딩 코스등 여러가지 변수에 따라서 이곳 저곳에서 소리가 나고, 각종 라인의 장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처방이 필요히다. 그래서 보통 샵에서는 자전거를 구입한 후 1달 뒤쯤 다시한번 방문해 줄 것을 이야기 한다. 여러가지 변수로 스트레스(자전거는 일정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를 받은 부분를 다시한번 손보기 위함이다. 이렇게 복잡하고 피곤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나를 위한 자전거가 된다. 지금의 자전거는 3번째 자전거다. 상당히 고가이며 예민하다. 특히 폴딩바이크(접히는 자전거)의 특성상 여기저기서 소음이 발생하기 쉽다. 게다가 미니스프린터 이기에 모든 지면의 충격을 자전거가 고스란히 흡수한다. 덕분에 자주 세세하게 들여다 보지 않으면 소음 때문에 골치를 썩는 경우가 있다. 첫 구입직후 100km정도 주행 했을때 여기저기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핸들포스트, 싯포스트, 폴딩부, BB... 자주가는 샵에 내 자전거를 맡긴다. 여기저기 조이고 윤활유를 뿌리고, 다시 주행을 한다. 그래도 소음은 좀 처럼 잡히질 않는다. 가끔 이렇게 소음이 잘 안잡힐 때가 있다. 다시 미캐닉에게 가져간다. 미캐닉은 자전거를 정비하는 엔지니어(?)를 말한다. 하지만 지금 나의 자전거를 맡기는 나는 미캐닉이 별로 내키지 않는다. 다른 샵을 찾아본다. 미니벨로만을 전문으로 하는 또 다른 샵을 찾아갔다. 소음에 대한 이런저런 현상을 이야기하자. 바로 문제를 파악한다. "이 미캐닉은 믿을만 하겠는걸?" 아니나 다를까 한번 슥 타보더니 원인부터 해결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고, 어느정도의 공임비를 요구한다. 신뢰가 간다. 이 미캐닉에게 맡긴다. 정교한 손놀림이 오고간다. 미세하게 깍고 조이고 윤활유를 바른다. 30분 뒤..... 미캐닉은 나에게 다시한번 주행해 볼 것을 요구한다. 자전거를 받고 페달을 밟는다. 소음이 없다. 기분이 좋다. 미캐닉에게 OK사인을 전한다. 하지만 그는 별다른 표정이 없다. 이런 일쯤은 쉽게 해결한다는 표정이다. 기분좋게 자전거를 받아들고 돌아오는길 정비받지 않은 또 다른 부위에서 소리가 난다.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워낙 어렵게 구입한 고가의 자전거라 직접 분해/조립하는 일은 없길 바랬다. 하지만 직접 손보기로 마음 먹는다. 다행이 나는 조금 경험이 있다. 지금의 자전거 이전에 소유하던 자전거들은 내가 어느정도 손을 봐가며 주행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지식과 약간의 정비 공구들은 갖고 있다. 도착하여 이것저것 꺼낸다. 육각 드라이버, 윤활유, 그리스, 정비용 장갑. 문제가 되는 부위를 분해한다. 조이고 풀었다, 닦고 칠하고를 여러번 적절한 부위에서 감이온다. 딱 이쯤이다. 자전거는 각 부위마다 일정 이상의 힘으로 조여서는 절대로 안되는 곳이있다. 보통 이렇게 조여야 하는 부위는 힘의 수치가 적혀져 있지만 고가의 장비가 없으면, 정확하게 힘을 조절하기기 힘들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미캐닉 역시나 숙련된 감으로 작업한다. 나는 내 자전거에게 만큼은 숙련된 미캐닉이 된 기분이다. 다시 주행을 한다. 아직 약간의 소리가 난다. 다시한번 여기저기 볼트와 너트의 조임을 다시 조절한다. 다시 주행을 한다. 소리가 나질 않는다. 기분이 좋다. 이제 대부분의 자전거에서 나는 소음이 어디서 무엇때문에 나는지 알것 같다. 몇일 뒤... 오늘도 공구를 꺼내 여기저기 손을 본다. 기어와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고 이제 속속들이 모르는 곳이 거의 없다. 내 손은 이녀석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 녀석은 날 주인으로 맞는다. 이제 정말 내것이 된 느낌이다. 내 손이 닿아 자리를 잡아가는 이녀석이 정말 내것이 된 느낌이다.
밤이 되면 간단하게 차려입고, 자전거를 껀낸다. 자전거는 로드 바이크, 도로를 달리기 위한 자전거
바퀴가 얇고 고압이기 때문에 울퉁불퉁한 보도블럭이나, 포장이 안된 길에서는 상당히 취약하고 위험하다. 때문에 항상 포장된 코스만 선택한다. 매번 코스는 작업실이 있는 응암동을 출발하여 잠수교까지 간다. 약 35Km정도 되는 코스로 지금 내 체력에 딱 맞다. 코스가 바뀔때도 있는데 이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거나 거세게 불 때 그렇다.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는다. 순식간에 가속력이 붙는다. 속도가 시속 30km정도 되면 페달링이 안정감을 찾는다. 좋은 로드 바이크 일수록 높은 속도에서 안정감을 찾을 수 있다. 로드 바이크는 샥이 없다. 샥은 라이더의 힘을 상쇄시켜 속도를 먹는다. 이 때문에 로드바이크는 상대적으로 승차감이 떨어진다. 안장에서 노면의 상태가 느껴진다. 안장에서 미세한 노면의 상태를 느낄때면, 나와 자전거가 하나가 된 느낌이다. 기분이 좋다. 오늘은 코스의 상태가 좋다. 게다가 후풍이다. 탄력을 받는다 그리고 페달링에 힘이 실린다. 35...40...42...45! 속도가 빠르다. 조금 겁이난다. 이때 사고가 나면 정말 대형사고다. 생명까지 왔다갔다 한다. 이때는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 진다. 1분여간 45Km의 속도를 유지하다 점점 속도를 줄인다. 호흡을 고른다. 땀이 흐른다. 잠시 휴식, 자전거에서 내려서면 고글에 김이 서린다. 고글을 벋고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파워 에이드를 하나 꺼내들고 시원하게 들이킨다. 정말 시원하다. 오늘은 이쯤이다. 다시 돌아가기로 마음 먹는다. 올때 후풍이었으니 갈때는 역풍이다. 기어를 낮추고 천천히 페달링을 한다. 바람의 저항(구름 저항이라고도 한다)을 줄이기 위해 자세를 낮춘다. 현명한 라이더는 절대 바람(혹은 자연)과 맞서지 않는다. 속도를 낮추고, 천천히 페달링을 한다.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 오늘 길은 버겁다. 바람이 불어오는 속도와 내가 나아가는 속도를 합치면 풍속은 40~50km정도.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서두르지 않는다. 천천히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작업실에 도착한다. 피곤하고 졸립다. 하지만 그냥 잠들면 감기 걸리기 쉽상이다. 꼭 샤워를 한다. 상쾌하다. 몸이 가볍다. 그리고 잠이든다. 깊은 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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