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정비
2009/06/16   자전거, 정비
자전거, 정비
남자들이 공구를 들고 열심히 무엇인가를 고친다.
손에는 기름때가 묻고, 얼굴에는 땀이 흐른다.
종종 TV에서 보아오던 모습이다.

자전거의 정비가 시작되었다. 보통 자전거는 구입 직후 이상징후가 발견되는 경우는 거의없다. 100km 정도 주행후 슬슬 문제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것은 어떤 자전거나 마찬가지다. 자전거의 문제가 아닌 하나의 도구가 주인에게 길이 들어가는 과정이다. 주인의 무게, 주행 스타일, 자주 다니는 라이딩 코스등 여러가지 변수에 따라서 이곳 저곳에서 소리가 나고, 각종 라인의 장력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처방이 필요히다. 그래서 보통 샵에서는 자전거를 구입한 후 1달 뒤쯤 다시한번 방문해 줄 것을 이야기 한다. 여러가지 변수로 스트레스(자전거는 일정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를 받은 부분를 다시한번 손보기 위함이다. 이렇게 복잡하고 피곤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나를 위한 자전거가 된다.

지금의 자전거는 3번째 자전거다. 상당히 고가이며 예민하다. 특히 폴딩바이크(접히는 자전거)의 특성상 여기저기서 소음이 발생하기 쉽다. 게다가 미니스프린터 이기에 모든 지면의 충격을 자전거가 고스란히 흡수한다. 덕분에 자주 세세하게 들여다 보지 않으면 소음 때문에 골치를 썩는 경우가 있다. 첫 구입직후 100km정도 주행 했을때 여기저기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핸들포스트, 싯포스트, 폴딩부, BB... 자주가는 샵에 내 자전거를 맡긴다. 여기저기 조이고 윤활유를 뿌리고, 다시 주행을 한다. 그래도 소음은 좀 처럼 잡히질 않는다. 가끔 이렇게 소음이 잘 안잡힐 때가 있다. 다시 미캐닉에게 가져간다. 미캐닉은 자전거를 정비하는 엔지니어(?)를 말한다. 하지만 지금 나의 자전거를 맡기는 나는 미캐닉이 별로 내키지 않는다. 다른 샵을 찾아본다.

미니벨로만을 전문으로 하는 또 다른 샵을 찾아갔다. 소음에 대한 이런저런 현상을 이야기하자. 바로 문제를 파악한다. "이 미캐닉은 믿을만 하겠는걸?" 아니나 다를까 한번 슥 타보더니 원인부터 해결 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고, 어느정도의 공임비를 요구한다. 신뢰가 간다. 이 미캐닉에게 맡긴다. 정교한 손놀림이 오고간다. 미세하게 깍고 조이고 윤활유를 바른다. 30분 뒤.....
미캐닉은 나에게 다시한번 주행해 볼 것을 요구한다. 자전거를 받고 페달을 밟는다. 소음이 없다. 기분이 좋다. 미캐닉에게 OK사인을 전한다. 하지만 그는 별다른 표정이 없다. 이런 일쯤은 쉽게 해결한다는 표정이다.

기분좋게 자전거를 받아들고 돌아오는길 정비받지 않은 또 다른 부위에서 소리가 난다.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워낙 어렵게 구입한 고가의 자전거라 직접 분해/조립하는 일은 없길 바랬다. 하지만 직접 손보기로 마음 먹는다. 다행이 나는 조금 경험이 있다. 지금의 자전거 이전에 소유하던 자전거들은 내가 어느정도 손을 봐가며 주행했기 때문에 기본적인 지식과 약간의 정비 공구들은 갖고 있다.

도착하여 이것저것 꺼낸다. 육각 드라이버, 윤활유, 그리스, 정비용 장갑.
문제가 되는 부위를 분해한다. 조이고 풀었다, 닦고 칠하고를 여러번 적절한 부위에서 감이온다. 딱 이쯤이다. 자전거는 각 부위마다 일정 이상의 힘으로 조여서는 절대로 안되는 곳이있다. 보통 이렇게 조여야 하는 부위는 힘의 수치가 적혀져 있지만 고가의 장비가 없으면, 정확하게 힘을 조절하기기 힘들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미캐닉 역시나 숙련된 감으로 작업한다. 나는 내 자전거에게 만큼은 숙련된 미캐닉이 된 기분이다. 다시 주행을 한다. 아직 약간의 소리가 난다. 다시한번 여기저기 볼트와 너트의 조임을 다시 조절한다. 다시 주행을 한다. 소리가 나질 않는다. 기분이 좋다. 이제 대부분의 자전거에서 나는 소음이 어디서 무엇때문에 나는지 알것 같다. 몇일 뒤... 오늘도 공구를 꺼내 여기저기 손을 본다. 기어와 관련된 부분을 제외하고 이제 속속들이 모르는 곳이 거의 없다. 내 손은 이녀석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 녀석은 날 주인으로 맞는다. 이제 정말 내것이 된 느낌이다. 내 손이 닿아 자리를 잡아가는 이녀석이 정말 내것이 된 느낌이다.

by euirae | 2009/06/16 12:19 | 일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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